하늘로 솟는 항아리
누나가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운다
아무거나 때릴 수 있는 게 없을까
담벼락에 낙서를 하던 아이들이
달아나며 못을 버리고, 금간 항아리 같은 여자가
마당으로 걸어들어간다 아이들이
던지고 간 못을 주워 주머니에 넣는다
나는 나는 자라서
못을 삼킬 수 있는 사람이 될 텅이다
누나의 뱃속에서 굴러다니는 웃음소리
새벽이 되어도 화투판에서 달을 건지지
못하는 아버지, 나는 손톱을 물어뜯다 말고
손톱 밑에서 자라는 초승달을 본다
햇볕은 어떻게 얼음을 조각낼까
고무통의 얼음을 마당에 버리고
얼음이 녹는 모습을 지켜보던 누나가
웃음을 토해낸다 조금만 따듯해져도 입을 벌리는
임산부처럼 둘러앉은 항아리들아
뱃속에 물이 가득 차는 날이 너의 장례시기다
못을 삼키고도 잘 먹고 잘사는 미루나무
못을 박아도 울 줄 모르는 미루나무
너희는 구역질도 없이 아이를 낳았니
배가 불룩한 항아리들을 모조리 깨부순다
밤마다 하늘로 솟아오르는 달덩어리
흔들리는 천개의 강에 독을 풀어놓는다
- 김성규 저
- 너는 잘못 날아왔다ㅣ창작과비평사ㅣ2008년 5월
누나가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운다
아무거나 때릴 수 있는 게 없을까
담벼락에 낙서를 하던 아이들이
달아나며 못을 버리고, 금간 항아리 같은 여자가
마당으로 걸어들어간다 아이들이
던지고 간 못을 주워 주머니에 넣는다
나는 나는 자라서
못을 삼킬 수 있는 사람이 될 텅이다
누나의 뱃속에서 굴러다니는 웃음소리
새벽이 되어도 화투판에서 달을 건지지
못하는 아버지, 나는 손톱을 물어뜯다 말고
손톱 밑에서 자라는 초승달을 본다
햇볕은 어떻게 얼음을 조각낼까
고무통의 얼음을 마당에 버리고
얼음이 녹는 모습을 지켜보던 누나가
웃음을 토해낸다 조금만 따듯해져도 입을 벌리는
임산부처럼 둘러앉은 항아리들아
뱃속에 물이 가득 차는 날이 너의 장례시기다
못을 삼키고도 잘 먹고 잘사는 미루나무
못을 박아도 울 줄 모르는 미루나무
너희는 구역질도 없이 아이를 낳았니
배가 불룩한 항아리들을 모조리 깨부순다
밤마다 하늘로 솟아오르는 달덩어리
흔들리는 천개의 강에 독을 풀어놓는다
- 김성규 저
- 너는 잘못 날아왔다ㅣ창작과비평사ㅣ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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